2년 전 어느 날이었습니다. 전철이 만원이었습니다. 사람이 많으면 아이패드나 책을 편하게 보기 위해 앉아 있는 분 앞에 섭니다. 이것이 습관이 돼서 보통 때도 의자 앞에 서는데, 자리가 났습니다. 앉으려는데 갑자기 어떤 아가씨가 급히 제 쪽으로 오더니 빈자리를 차지하네요. 어우~ 나도 피곤한데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나보다 더 피곤하니까 저러겠지 했습니다. 자리에 제대로 앉은 그 여성을 보니 매우 미인이었습니다. 아가씨인지 아줌마인지 헷갈리고 깔끔한 옷매무새에 미소까지 아름다웠습니다. 눈도 시원하게 크고 도시 미인답게 서글서글하게 예뻤습니다.

까만 창문을 보면서 음악만 듣고 있는데 언제부터일까 앞에 앉은 그 여성이 신경 쓰이네요. 자꾸 저를 보는 것 같아서요. 얼굴에 뭐가 묻었나? 창문으로 보니 평상 시 얼굴 그대로였습니다. 아마 자리를 대신 차지한 것이 미안하거나 다른 곳을 보는 것이겠지 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생각하기에는 너무 자주 저를 보는 것 같습니다. 소심한 저는 무신경하게 무표정한 표정으로 다른 데를 보는척 슬쩍 여성의 얼굴을 보니 정말 저를 보고 있네요. 그것도 짙은 미소를 지으면서. 어? 왜 나를 쳐다보지? 다시 창문으로 확인해도 얼굴에 뭐 묻은 것도 없는데. 혹시 아는 분? 그것은 절대 아닐 것입니다. 이런 미인을 몰라볼 일이 있겠어요. 다시 그 여성을 보니, 어머나! 이 번에는 빤히 저를 보네요. 그것도 수줍듯 살짝 웃으면서 말이죠. 순간 당황했어요. 흠~ 봄 기운인가? 다른 곳으로 갈까?

그런데 이 아름다운 여성이 핸드폰을 꺼내서 고개를 숙이고 문자를 입력하나 했는데, 갑자기 저에게 보여 주려는 듯 제 앞으로 핸드폰을 들었다가 제가 창문을 보고 있으니 팔을 내리다가를 주저하듯이 몇 번 하더군요. 저는 더욱 당황했어요. 아니 정말 왜 이러실까? 하고 그 여성을 보았습니다. 그분도 한껏 미소를 지으면서 용기를 내듯이 핸드폰을 저의 얼굴 가까이에 들더군요. 아니, 정말 이 분이?

정말 당황해서 고개가 절로 뒤로 젖혀 졌지만, 핸드폰 안을 안 볼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 이렇게 쓰여 있더군요.

헉!! 화들짝 놀랐지만, 그렇다고 지퍼를 바로 올리지 못하겠더라고요. 고개를 숙이고 바지 사이로 지퍼를 찾아 올리기에는 그 모습이 너무 추잡해서요. 그래서 가방으로 가렸다가 문이 열리자 마자 내렸습니다. 아우~ 부끄~

건망증이 있어서 가끔 지퍼를 열어 놓고 다니는 적이 있어요. 언젠가 전철에서 앉아 있는데 웬 건실한 청년이 내 앞에 서서 책을 열심히 읽고 있는데, 지퍼가 열려 있더군요. 햐~ 남자인 내가 봐도 민망한데 여성이라면 오죽하겠냐 하는 생각이 들어 그 미인에게 미안하더군요. 이후로 길을 나서거나 전철 역 입구에 있는 거울 앞에서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오늘 또!! 으~

남성 여러분, 지퍼 조심합시다. ^^;;

Favicon of http://lalawin.com BlogIcon 라라윈 | 2012/04/09 07:31 | PERMALINK | EDIT/DEL | REPLY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월요일 아침부터 넘넘 잼있었어요!!
Favicon of http://www.badayak.com BlogIcon 야크 BaDa야크 | 2012/04/09 12:00 | PERMALINK | EDIT/DEL
하하, 재미있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Favicon of http://wonzoolove.tistory.com BlogIcon 시린 | 2012/04/09 08:22 | PERMALINK | EDIT/DEL | REPLY
꼬마화백님의 그림이 갈수록 느는것 같아요.. ^^
Favicon of http://www.badayak.com BlogIcon 야크 BaDa야크 | 2012/04/09 12:00 | PERMALINK | EDIT/DEL
칭찬의 말씀 감사합니다. ^^
Favicon of http://parkkeunho.com BlogIcon aperire | 2012/04/09 09:07 | PERMALINK | EDIT/DEL | REPLY
으악 아침부터 뻥 터졌습니다.

근데 이 그림 딸에게 부탁한다고 하지 않았어용?
그럼 이 이야길 딸에게... ㄷㄷㄷㄷ
Favicon of http://www.badayak.com BlogIcon 야크 BaDa야크 | 2012/04/09 12:00 | PERMALINK | EDIT/DEL
딸이 그림을 넘겨 주면서 짧게 말하더군요. 아우~ 창피해~ ^^
Favicon of http://fb.com/bl0815 BlogIcon 파란가람 | 2012/04/09 10:20 | PERMALINK | EDIT/DEL | REPLY
그렇게라도 말해주는 미인분이 너무 사랑스럽네요
나도 출근하고난후 화장실에 갔더니 열려있는 지퍼보고 놀란적이 한두번이 아님 ㅋㅋㅋ
Favicon of http://www.badayak.com BlogIcon 야크 BaDa야크 | 2012/04/09 12:01 | PERMALINK | EDIT/DEL
화장실 그 짧은 시간에도 정신을 놓을 때가 있어요. ^^;;
ithil | 2012/04/09 10:47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아침부터 빵터지고 갑니다!
Favicon of http://www.badayak.com BlogIcon 야크 BaDa야크 | 2012/04/09 12:01 | PERMALINK | EDIT/DEL
감사합니다. ^^
Favicon of http://qtotpz.tistory.com BlogIcon 윤뽀 | 2012/04/09 10:48 | PERMALINK | EDIT/DEL | REPLY
어머 ㅋㅋㅋ 정말 조심해야겠네요
민망민망~
Favicon of http://www.badayak.com BlogIcon 야크 BaDa야크 | 2012/04/09 12:01 | PERMALINK | EDIT/DEL
아, 민망합니다. ^^
김영호 | 2012/04/09 17:31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저도 똑같은 경험이 있습니다.
예쁜 여성이 아니라 남자분이었다는 차이점만...
당시 스마트폰이 많이 보급되지 않았던 시절인데, 자꾸 핸드폰을 들이밀길래 전화기 자랑하는 줄 알았다는...
이거 좀 보세요. 하더니 오히려 옆칸으로 가시더군여. 제가 민망할까봐 그랬나봐여.
전 안내리고 그냥 그자리에서 올렸습니다.
Favicon of http://www.badayak.com BlogIcon BaDa야크 | 2012/04/10 13:35 | PERMALINK | EDIT/DEL
오우~ 어느 분인지 모르지만, 매우 자상하신 분이군요. ^^
Favicon of http://cobox.wo.tc BlogIcon cobox | 2012/04/11 11:38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아가씨인지 아주머니인지 오지랖이 넓네요.

맞아요. 한참동안 쳐다보고 알려주었다면, 아주머니이겠습니다. ㅎㅎㅎ
Favicon of http://www.badayak.com BlogIcon BaDa야크 | 2012/04/11 13:22 | PERMALINK | EDIT/DEL
그분도 불편하셨을 것이고 저를 위해서도 도와 주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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