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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 그리고 흡연 에티켓

· 댓글개 · 바다야크

의정부북부에 일이 있어서 잠시 들렀습니다. 일을 마치고 돌아오기 위해 전철을 타야 했는데 의정부북부역, 지금은 가능역으로 바뀌었죠. 가능역에서는 차편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의정부역까지 걸어가기로 했습니다. 의정부역에는 서점도 있어서 책도 볼 겸, 겸사겸사 잘 됐다고 생각했죠.

오늘 날씨 참 좋죠. 얇은 잠바를 걸쳐도 덥지 않고 쏟아지는 햇빛이 강렬했지만 그만큼 맑은 날씨여서 매우 상쾌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상쾌하다”는 말을 참 좋아합니다. 예전에 TV 방송에서 한국말을 잘하는 외국인이 지나가는 사람에게 똑같은 말을 계속 물어보았는데, 다른 말은 모두 영어로 하면서도 “상쾌한”은 우리말로 하더군요.

영어에는 상쾌하다는 단어가 없나 했었습니다. 물론 exhilarating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만, 이 단어가 우리가 생각하는 “상쾌하다”라는 느낌을 얼마나 전달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여하튼 이런 생각을 하면서 횡단보도에서 멈추어 섰습니다. 그런데 매우 불쾌한 냄새가 나더군요. 바로 담배 연기였습니다. 담배 연기를 피해서 다른 곳으로 가고 싶었지만 주위에 사람이 있어서 피하지는 못하고 빨리 신호가 바뀌기를 바랐습니다.

의정부에 계시는 분은 잘 아시겠습니다만 가능역에서 의정부로 가는 인도는 매우 좁습니다. 특히 의정부역으로 들어서는 버스 정류장은 매우 번잡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좁은 인도인데, 버스 정차를 위해 인도 안 쪽으로 차선이 파고들어 와서 더욱 좁은 길에,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과 지나가는 사람들로 매우 복잡합니다.

흡연 에티켓을 지켜 주었으면….

이렇게 번잡하다 보니 무리 지어진 동물들처럼 많은 사람들이 함께 걸어가야 하는데, 이런 때에도 담배를 피우는 분이 계시네요. 뒤에서 피할 곳도 없고, 그대로 담배 냄새를 맡자니 괴로웠습니다. 빨리 벗어나야겠다는 생각만 하는데, 아, 정말 그 뒤통수가 너무 미웠습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을 할 때면, 예전에 제가 길거리에서 얼마나 많이 나쁜 짓을 했는지 반성이 됩니다. 저도 담배를 매우 좋아했었거든요. 전철을 타러 갈 때면 꼼짝없이 차 안에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걸어가면서 또는 역 앞에서 어떻게든 담배를 피우려고 얼마나 노력(?)했는지 모릅니다.

역에서 나올 때면 당연히 담배를 찾았습니다. 그렇게 담배를 피웠을 때 함께 쏟아져 나온 다른 분들 중에 흡연하지 않는 분은 저를 얼마나 밉게 보셨겠습니까. 나름대로 다른 분께 피해를 주지 않는 답시고 사람과 일부러 떨어져서 담배를 피웠습니다만, 금연 중인 지금, 그 정도 떨어져서는 남을 배려한 것이 절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면서 아무 생각 없이 연기와 담뱃재를 날렸을 때, 제 뒤통수를 째려본 분들이 얼마나 많았을까요? 그분들 중에는 제 뒤통수를 한번 갈겼으면 하는 생각을 가졌을지도 모릅니다.

다행히 지금은 금연하고 있어서 다른 분들께 피해를 드리지는 않습니다만 흡연하시는 분께 담배를 피운다고 뭐라고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사람이 많은 곳은 피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공영 방송에서 금연 홍보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만 아울러 담배에 대한 에티켓도 함께 홍보했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흡연이 불법이 아닌 바에야 계속 흡연하시는 분이 계실 것이고, 이로 인해 피해를 보시는 분이 계시니까 말이죠.

최고의 금연은 시작부터 하지 않는 것입니다.

담배 얘기가 나온 만큼 금연 얘기를 안 할 수 없네요. 저도 여러 번 결심하고 여러 번 실패했습니다만, 담배는 금연한다고 해서 딱 끊어지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담배에 한번 중독이 되면, 그래서 담배를 끊겠다고 결심했다면, 그 결심을 죽을 때까지 지키고 참아야 하는 것이 금연입니다.

방송에서 들었고 주위에서도 실제 경험했습니다만, 풍을 맞으면 그때부터 담배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고 합니다. 정확히 기억나지 않습니다만 풍을 맞으면 뇌의 어느 부분이 마비가 되는데, 이 마비되는 부분이 흡연 욕구를 일깨운답니다. 그래서 외국에서는 흡연 욕구를 일깨우는 뇌의 일 부분을 약물로 조절해서 금연하게 하는 약을 연구한다고 합니다.

이 얼마나 무섭습니까. 한번 중독이 되면 죽을 때까지, 죽지 않았다면 풍에 걸릴 때까지 참아야 하는 것이 금연인 것입니다. 담배. 마약보다도 무서운 것이 담배입니다. 아직 담배를 하지 않으신다면 장난으로나 호기심으로도 절대 담배를 시작하지 마십시오.

최고의 금연은 아예 담배를 시작하지 않는 것입니다!!

금연은 ing

이 글을 작성하면서 부끄럽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길가에서 담배로 다른 분들께 피해를 주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18년 동안 담배를 피워 오다가 금연을 결심하고 몇 년간 금연을 하다가  제 작년 겨울에 다시 담배에 손을 대고 말았기 때문입니다.

5년 넘게 금연을 했기 때문에 다시는 흡연하지 않을 줄 알았습니다. 정말 흡연은 다른 사람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한 번 흔들림으로 예전보다 더 많이 피우게 되었습니다. 그때 답답한 사정만으로도 우울증에 걸릴 판인데 담배까지 손대고 보니 한심하다는 생각에 더 우울해졌고, 우울해 진만큼 건강도 많이 나빠졌습니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서 다시 금연을 결심하게 되었고 다시 1년 넘게 금연을 지키고 있습니다.

이런 부끄러운 이야기를 하게 된 이유는, 금연은 기간이 없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 또한 저의 금연 결심을 확고히 하고 싶어서입니다. 예전에도 그랬습니다만 1년이 넘는 지금도 담배 생각이 간절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몇 년간 지켜온 금연을 실패하게 한 것은 대단한 것도 아닌 담배 한 까치였습니다.

과학적으로 완전히 담배 생각이 나지 않으려면 30년을 금연해야 된다고 합니다만 저의 부끄러운 경우를 보아서도 아시겠습니다만 몇 년, 아니 몇십 년을 금연했다고 하더라고 흡연을 못한다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아무리 오래 했어도 담배 한 까치 만으로도 바로 예전처럼 중독됩니다.

절대 금연에 대해서 자만하면 안 되며, 금연은 계속 지켜 나가는 진행형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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