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homeimage
  1. Home
  2. 이런저런/수다 떨기
  3. 달변가(達辯家)

달변가(達辯家)

· 댓글개 · 바다야크

어떤 사람이 부러우신가요? 저는 부러운 사람이 참 많습니다. 우선 미남과 미인을 보면 매우 부럽습니다. 이 분들은 가만히 있어도 주위 사람들을 기분 좋게 만들지 않습니까?

 

솔직히 추남을 보면 거부감이 듭니다. 이래서 구걸해도 차려 입고해라 하는 얘기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 처음 보는 분께 무엇을 여쭈어 보면 웃는 얼굴 보다는 찡그리는 얼굴을 많이 보았기 때문에 더욱 미남과 미인이 부럽습니다. 만일 제가 미남이었다면 많은 경우에서 친절을 더 많이 받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그러나 처음에는 너무 잘 생기고 예뻐서 후광이 비치는 듯한 미남이나 미인도, 얘기를 나누다 보면 사람이 조금씩 천해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깔끔해 보이던 모습이 뭔가 풀어져 보이고, 총명하게 빛나던 눈빛은 공허하고 흐릿하게 보인다는 것이죠.

 

또 그와는 반대로, 남자인 저도 두려울 정도로 거북한 분이였는데, 말을 몇 번 나누다 보면 점점 다른 사람처럼 보이고, 겸손과 친절까지 더하면 당연한 행동임에도 그 사람을 더욱 두드러지고 멋있게 보여 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미남, 미인에다가 말까지 잘한다면? 부럽다 못해 질투까지 나지요. ^^

 

이렇게 추남을 매력적이고 다른 사람처럼 보이도록 해 주는 것 중에 하나가 말을 잘하는 능력이라고 한다면 미인, 미남을 떠나서 달변가를 부러워합니다.

 

역사 속에서도 유명한 달변가가 많죠. 역사 뿐만 아니라 제 주변에 실제로 볼 수 있는 달변가 한 분이 계십니다. 모 회사의 사장님이신데 어찌나 논리가 정연한지 듣다 보면 고개를 절로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사용하시는 단어가 참 쉽습니다. 직장 생활하다 보면, 그리고 나이를 먹다 보면 여러 분야에서 쟁쟁한 분을 뵙게 됩니다. 예를 들어 매우 귀한 기회에 대학 교수님들과 대화를 나눈 적이 있는데, 때로는 그 해박한 지식이 너무나 어려워 도대체 이해가 안 됩니다. 그 훌륭한 지식을 감히 제가 받아 들이지 못한다는 것이죠.

 

앞서 말씀 드린 달변가 사장님은 상대방이 얘기를 꺼내면 즉시 말을 멈춥니다. 당연하죠. 그런데 그 모습이 매우 자연스럽고 전혀 불쾌하거나 당혹스러운 모습이 없습니다. 때로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예상되는 말이 나오도록 이끌었다는 것에 만족했다는 듯 여유있는 모습은 무섭기 까지 합니다.

 

때로는 뻔히 알고 있는 것도 정말 모르는 것처럼 연기를 펼치는데 이것을 능글맞다고 해야 하나요? 아니면 넉스레를 떤다고 하나요? 여하튼 상대방은 그것도 모르냐고 한참 아는 척하면서 오랫동안 떠들어 되는데, 옆에서 보면 그렇게 잘난 척 떠들어 되는 사람이 그렇게 작아 보일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 달변가 분은 복 받은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거부감이나 부담이 들지 않는 묘한 매력이 있다는 것이죠. 삼국지에서 유비를 평하는 글 중에, 유비가 지나친 친절을 베풀어도 상대방이 거부감을 갖지 않고 위선적으로 보이지 않았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왜 같은 욕을 해도 한 사람은 재미있게 느껴지는데, 재미있게 노력해서 말을 해도 기분이 매우 상하게 하는 사람이 있지요.

 

욕쟁이 할머니 집에 직접 가 본적이 없습니다만  TV 로 본 인상적인 말은 손님이 소주 한 병을 시켰을 때, 욕쟁이 할머니의 대답이었습니다.

 

네가 갖다 쳐 먹어라. 이 늙을 것을 부려 먹고 싶냐?”

 

글만 봐서는 정말 손님 입장으로는 매우 불쾌한 얘기인데, 욕쟁이 할머니가 말씀하시면 절로 웃음이 나더군요. 왠지 정이 우리 나고 더욱 친근감을 느낀다고 할까요?

 

이 분도 유비와 같은 매력이 있는지 괜히 친해지고 싶고, 잘해 주고 싶고, 어떤 사람과 언쟁하고 있으면 일단  상대방이 미워 보입니다.

 

이렇게 상대방으로 하여금 나의 뜻을 제대로 전달하는 것뿐만 아니라 말하면서 내 편으로 만드는 매력과 카리스마가 있는 분은 참으로 부럽습니다. ~ 부럽다.

'이런저런 > 수다 떨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교회! 시끄러워 죽겠다!!  (144) 2008.05.17
입이 방정  (32) 2008.04.21
드디어 감기가 나았습니다.  (17) 2008.04.20
SNS 공유하기
최근 글
바다야크
추천하는 글
바다야크
💬 댓글 개
최근글
이모티콘창 닫기
울음
안녕
감사해요
당황
피폐

이모티콘을 클릭하면 댓글창에 입력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