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

2008.07.07 16:35 이런저런/수다 떨기

날씨가 너무 덥죠. 그냥 덥기만 해도 힘든데 오늘은 그야말로 후텁지근합니다. 실내에 있다가 며칠 전에 예약했던 열차 표를 구하러 밖을 나섰습니다. 새벽 열차이다 보니, 내려가는 날에 발권기 앞에서 헤매는 것 보다 미리 찾아 놓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했고, 또 다행히 가까운 석계역에서 발권된다고 해서 일이 정리되는 대로 나섰는데, 이렇게 더울 줄은 몰랐습니다.

이삼십 분을 걸었습니다만 오후 3시의 무더운 공기가 숨을 턱턱 막히게 하고, 워낙 땀이 많은 저는 등으로 타고 내려오는 땀에, 온몸이 끈적대는 것 같아서 영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이런 날 정말 조심해야지 아무것도 아닌 일이 큰일이 되겠다 하는 생각이 절로 나더군요.

석계역에 갔더니 열차 발권기가 없어서, 매표창구로 가서 발권을 부탁했습니다. 젊은 남자분이 있으셨는데 뜻밖에도 제가 드린 것이 취소된 카드라고 하네요. 아차~! 아주 오래전에 카드를 잃어 버려서 새로 카드를 만들었는데, 엉뚱하게 잃었다고 생각했던 카드를 들고 나왔나 봅니다. 아니 이렇게 한심할 수 있나? 아니 어떻게, 그렇게 찾았도 없던 카드가 서랍에 있었고, 지금은 내 손에 있단 말인가?

그러나 당황하는 저에게, 그 직원 분은 매우 친절하게 몇 가지를 확인하고, 제 신분을 확인한 후, 예매표와 출발 장소 및 시간을 하나하나 확인해 주면서 열차표를 뽑아 주었습니다. 사람을 대하는 직업이 얼마나 힘이 듭니까? 특히 이렇게 무더운 날이라면 더욱 힘들 텐데, 그러나 그 직원 분은 처음부터 끝까지 미소를 잃지 않고 매우 친절하게 대해 주시더군요.

꽃에 향기가 있다면 사람에게는 친절이 있나 봅니다. 무덥기는 마찬가지였지만 유쾌한 기분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분의 친절에 취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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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말 말씀하신 상황에서 저런 친절을 베풀어 주시는 분을 만나면 기분이 상쾌하죠~
    • 2008.07.07 17:42
    비밀댓글입니다
    • 아코, 고맙습니다. 말씀을 듣고 전체적으로 확인해 보니 9군데나 틀렸군요.
      앞으로는 조심하겠습니다. ^^
    • 2008.07.07 19:51
    비밀댓글입니다
    • 조은날
    • 2008.07.07 22:02
    세상이 살만한 이유중에 하나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항상 일상의 글들이지만 때론 일상적이지 않은글들.....유용한 정보.......잘보고있습니다.........ㅎㅎ
    •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작은 친절에도 우리는 큰 감동을 할 수 있습니다.
      더운 날인 만큼 이웃에게 더욱 조심해야 겠습니다. ^^
    • 서고지기
    • 2008.07.07 22:02
    아이고 저도 그런 마음가짐을 배워야 할텐데...ㅎㅎ
    • 아이, 제가 서고지기님을 알고 있는데요. ^^
      항상 겸손한 말씀에 정이 많으시고,
      직접 뵙지는 않았지만 깔끔한 모습을 뵙는 듯합니다. ^^
    • 정의의한동환
    • 2008.07.07 23:24
    "모든 사람에게 친절하라, 당신이 만나는 사람들 대부분이 지금 힘겨운 삶을 살고 있으니..."
    라는 명언이 떠오르네요.
    저도 "친절" 이란 단어 너무 좋아합니다!
    • ㅁㅁㅁ
    • 2008.07.08 02:09
    전문적으로 사람만 상대하는 사람치고 친절하기가 쉽지 않은데....

    보통 그런 친절을 겪고 나면 나조차도 다른 사람에게 친절을 베풀고 쉽게 되더군요.
    반대의 경우에는 또 반대로 하게 되기도 하지만.,,,
    • 네, 친절을 받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기분이 좋아지는 만큼
      다른 사람에게도 베풀고 싶어 집니다. ^^
    • 석계역!!
    • 2008.07.08 08:13
    매일보기만 하다가 운영자님의 글을 보고 급 반가워 졌답니다..
    석계역!! 울집에서 10분 거리인데 말이죠...
    ㅎㅎ 석계역에서도 발권 하는줄 저도 처음 알았네요, ^^
    운영자님 너무 반가워요...

    저도 사람들을 대하는 업종의 한 사람으로..
    정말 어제 같은 날씨는 밖에 뛰쳐가고 싶은 날씨랍니다..
    그렇지만 그럴수록 더욱더 친절해져야겠다고 다집합니다.

    짜증은.. 저아닌 다른사람들까지 불쾌지수가 더 올라가는 법이니까요.. ^^
      • yourmay
      • 2008.07.08 16:40
      석계역이란 단어만 보고 반가워서..
      저도 석계역 10분거리에요~ ㅋㅋㅋ
    • 반갑습니다. 석계역하면 특히 겨울의 석계역이 생각납니다.
      겨울 찬 바람이 불면...우~~~ 제일 시원한 역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
  2. 코딩도 잘 하시는데..
    글도 참 따뜻하게 잘 쓰세요 ㅎㅎ
    더운 여름에 짜증이 확 사라지는 느낌이에요.
    • 싸움꾼
    • 2008.07.08 14:31
    이런 훈훈한 글만 읽어도 기분이 절로 좋아집니다. ㅎ
    • 하루새
    • 2008.07.08 15:57
    그 직원 .. 생각하는게 깊네요.. 아주
    안그래도 여러 사람 대해느라 힘들텐데 ..
    그런사람이 있음으로인해 우리나라는 더 밝아질껍니다 ^^
    길석님.. 여름,, 견디자구요 ~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무척 더울땐 매운거나 뜨거운것을 드셔보세요.
    • 썩소~
    • 2008.07.08 17:28
    제 아이디는 원래 웃음 이였습니다....
    그런데 요 몇개월 세상살이를 보니 웃음이 아니라 썩소만 짓게 되네요 ...
    간만에 이런글을 보게 되니 다시 웃음이 돌아오네요 ^ ^
    감사합니다.....
  3. 캐나다에서는 사람들이 길을 건널때 차가 횡단보도를 막고있다고 느끼는 운전자들은 뒤에 차가없으면 후진을해서 횡단보도를 비켜준답니다...그리고 정말 여긴 차보다 사람이 우선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을정도로 정말 이래서 문화의 차이를 느낍니다...한번은 제가 횡단보도없는 도로를 건너가려하는데 차가 제앞을 가로막고 좌우를 살피면서 다른차로로 진입하려던 차가 저를 보고 후진을 하고 건너가라고 손짓과 밝은미소로 저에게 친절을 배푸더라고여...제가 여기 일년있으면서 거의 모든 차들이 이런 착한행동을 하는것을 정말 자주 보았습니다...
    우리나라는 차가 우선이기에 길건널때 벌벌떨지만 여기선 사람이 우선이기에 사람들은 길을 건널때 정말 차를 게이치 않더군여...이런문화가 우리나라에도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자동차문화는 정말 캐나다가 선진국^^;
    아 그리고 jw브라우져에서 인터넷익스플로러띄우는 단추로 익스플로러를 띄우면 익스플로러가 이상해집니다..ㅡ.ㅡ;;
    확인부탁드릴게요...^^;글씨가 깨지고 막그러네요...예전부터 그래서 말씀드린다는게 이제야 알려드립니다..
    • 호~ 캐나다 분들의 이웃에 대한 생각이 대단하군요.
      남에 대한 친절은, 곧 내가 받을 친절이라고 생각한다면
      우리 모두가 친절해 졌으면 좋겠습니다.
      IE에서 글씨가 깨지는 것은 혹, 보기 메뉴에서 인코딩문제가 아닐까 생각됩닏.
      인코딩을 자동으로 선택해 보세요. ^^
    • 좋은날
    • 2008.07.08 23:46
    이곳 이태리도 사람이 우선이죠...
    우리나라는 고쳐야할 문화인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