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에 다녀 왔습니다.

2009.05.29 19:13 이런저런/오늘의 이슈

경복궁역에 도착

몇 시간만 내면 충분히 다녀올 수 있는 분향소를, 개인 사정으로 다녀오지 못해 죄스러워 마음이 편치 못했습니다. 말로만 애도하는 듯해서 말이죠. 그러나 다행히 오늘 시간을 낼 수 있어서 3호선으로 해서 경복궁으로 갔습니다. 마지막 가시는 모습을 꼭 보겠다는 생각보다는 장엄한 추모의 물결에 작은 한 방울이 되어도 좋겠다 생각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그런 심정으로 경복궁에 도착했지만, 수만은 인파와 빽빽한 경찰의 통제로 앞을 제대로 볼 수 없었을 때에는 적지않이 당황하고 답답하기만 했습니다. 고작 보이는 것은 건물 위의 대형 TV인데, 그마저도 제대로 볼 수 없어서 결국 사람들이 가는 쪽으로 그대로 따라 걸어갔습니다.

정부 중앙 청사 별관 앞에서 운구차를 기다리려 했지만, 청사 별관 위의 옥외 TV가 크기도 작고 화질도 좋지 않아 시청 쪽으로 걸어갔습니다.

동아일보 너무하네!

이동 중에 추모 인파가 너무 많아서 동아일보 건너편에 멈추었습니다. 동아일보에 설치된 옥외 대형 TV로 영결식을 보고 싶어서였는데, 계속 눈에 거슬리는 것이 있네요. 화면 밑에 글씨가 흐르는데, 처음에는 TV 영상 뿐만 아니라 영결식에 관련된 뉴스를 알려 주나 했습니다.

그러나 슬픈 영결식 방송 밑으로 어울리지 않은 스포츠 기사가 흘렀습니다.

이 무슨 짓인가 싶었습니다. 곧이어 연애인 기사도 나오더군요.

저도 모르게 이그~ 소리가 절로 흘러나왔습니다. 이럴 바에는 차라리 영결식이 끝날 때까지만이라도 장비를 꺼놓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자리를 다시 서울광장 쪽으로 조금씩 이동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정이 보이고

길은 사람으로 가득 찼지만 잠시 후 술렁임과 함께 경찰 대신에 시민 몇 분이 부산하게 띄어 다니면서 도로를 확보하기 시작했습니다. 추모 인파는 작은 혼란도 없이 질서 정연하게 양쪽 길가로 물러섰고, 뒷 분들을 위해 길가의 분들은 앉아 주셨습니다. 잠시 후에 저 멀리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정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드디어 운구 차가 지나갈 때에는 사람들은 열렬히 "노무현"을 외쳤고, 복받쳐 오르는 감정과 애도하는 슬픔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더운 날씨에도 애도의 물결은 큰 강이 되고

노제를 하는 서울광장 쪽으로 이동했습니다. 이동하는 동안 정말 힘들었습니다. 사람이 빼곡해서 제대로 숨을 쉬지 못할 정도였고, 날씨도 더워서 더욱 힘들었습니다. 젊은 저도 지치는데, 만장까지 들고 계시는 분은 얼마나 힘드실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노제는 당연히 볼 수가 없었습니다. 추모 인파가 너무 많았기 때문이죠. 제대로 걸을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물결 같은 인파였는데, 다치는 사람이 없기를 바랐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였지만 모두가 한결 같이 슬퍼하는 얼굴로 경건하게 애도하는 모습 뿐이였습니다. 어린 여학생이 흐느껴 우는 목소리를 들었을 때에는 목이 메어 참기 어려웠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다리가 아플 때까지 따라 가고 싶었지만, 서울광장에서 돌아 서야 했습니다.

아직도 슬픈 마음이 베어 나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님의 소박한 미소를 항상 잊지 않겠습니다. 하늘에서도 고운 미소로 편안히 영면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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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ice
    • 2009.05.29 19:29
    저도 다녀 왔어요...유시민님도 버스안에 앉아 계시다가 힘 없이 지지자들에게 손 흔들어 주시면서...
    자기 몸이 많이 않 좋으니 직접 버스에서 내려서 인사 못 드리는거 죄송하다며 종이에 글씨를 써서 창 밖에 보여주시네요
    참으로 우울한 날입니다.
  1. 전 어제 갔었습니다.
    야근을 마치고 밤 11시쯤 도착해 2시30분까지 기다렸지만..대한문 뒷길부터 시작해서 정동극장까지 이어진 줄은 3시간을 기다려도 1/10정도밖에 줄지 않더군요.
    저녁 8시30분부터 기다린 제친구는 새벽 2시30분까지 기다리다..결국 줄이 반밖에 줄지 않아..
    6시간을 기다렸으니, 6시간 후에나 헌화가 가능할꺼라 보고..출근전엔 못하겠단 생각에 그냥 집에 갔다고 합니다.
    저도 그소리를 듣고 3시간을 기다리다 그냥 역사박물관으로 가서 헌화를 했는데..
    조문객은 단 두명 뿐이더군요.
    • 아우, 새벽에 잠도 못 주무시고 정말 고생이 많으셨네요.
      가는 것은 문제가 아닌데, 기다리는 것이 문제라는 말씀이 이해가 됩니다.
  2. 고생많으셨겟네요...

    저도 광주에서 추모집회에 다녀왔습니다

    오늘은 아무것도 못한 날이 되어버렸죠....

    답답합니다
    • 고생은요, 아닙니다. 아직도 조용히 서럽게 울었던 여학생의 흐느낌이 기억납니다.
      저야 나이가 있으니 슬픈 생각이 드는 것은 당연한데,
      어린 학생이 우는 것을 보고 얼마나 기특하던지요.
    • karnaiz
    • 2009.05.29 20:03
    ㅠ.ㅠ 전 학생이라 운신의 자유가 없어요...ㅠ.ㅠ
      • karnaiz
      • 2009.05.29 20:03
      노무현 전 대통령님 명복을 빕니다...
    • 저도 아이들을 데려 가고 싶었습니다. 아이들도 따라 간다고 했다가
      학교 때문에 못 가게되자 매우 슬퍼하더군요.
    • 4천만
    • 2009.05.29 20:50
    저도 다녀왔습니다. 방금 들어왔습니다.
    저는 서울 시청앞 노제에 있었습니다.
    대신 삼각지 로타리 까지 대통령 가는 길을 배웅할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대통령의 운구를 실은 차가 떠난후 갈팡질팡하는
    대나무 대신 프라스틱 막대기에 꽃힌 수많은 만장을 보면서,
    참 찹찹하더군요.
    • 플라스틱으로 제작된 만장은 좀 그렇더라구요. 더운 날씨에 정말 많은 분이 고생을 하셨습니다.
    • monstino
    • 2009.05.29 21:57
    고생 많으셨습니다.. 라고 글은 쓰지만..
    저는 노무현대통령이 얼마나 좋은 대통령이었는지 잘 모릅니다.
    그분이 대통령 할 때에는 정치에 전혀 관심이 없었습니다.
    어찌 생각해보면 명박이가 대통령이 됨으로써
    노무현대통령이 얼마나 훌륭한 대통령이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국민이 정치에 관심을 둘필요가 없는 나라가 좋은나라라고 생각합니다.
    명박이는 대한민국 온 국민이 정치에 관심을 갖게 하는망할xx 같은 대통령입니다.
    다음의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 처럼 너그러운 대통령이아니라..
    명박이와 그의일당들의 잘잘못 하나하나를 전부 들쳐내어
    단죄할수 있는 강력한 대통령이되길 바랍니다.
    • 고등학교에 다닐 때까지 임금이 누군지 모르고 사는 것이 왜 태평가인지를 몰랐습니다.
      시험에 나오니까 아무선 느낌없이 왜우기만 했지요.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그거야 말로 정말 태평가였다는 것을 뼈져리게 느낍니다.
    • 가수네 아빠
    • 2009.05.29 23:27
    요즘 직장 업무때문에 지난주 부터 7일째 대구에서 서울까지 출퇴근하고 있습니다.
    그 중간에 노무현대통령께서 서거하셨는데,

    도저히 가만히 있을수가 없어서 어제 서울역 분향소에서 헌화와 함께 큰절도 하고 왔습니다.
    이창동 전 문화관광부 장관님께서 상주입장에서 조문객을 맞이하고 계셔서 인사도 했습니다.

    2002년 대선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께 투표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이 되신후 벌어진 헌정 사상 초유의 탄핵소추 등 권력자들의
    힘에 밀리는 듯 하였지만 꿋꿋이 대응하시는 모습을 보고 믿음이 생겼습니다.

    퇴임후에도 고향으로 돌아간 최초의 전직 대통령으로 마을사람들과 함께
    자연스럽게 어울려 지내시는 모습들.....

    봉화마을에 한번 가보자고 했던 아이들 엄마의 말을 듣고
    생전에 한번 찾아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

    이렇게 많은 눈물을 여러번 흘린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 대구에서 서울로요? 와 대단하세요. 정말 많이 피곤하시겠어요.
      그렇게 피곤하신 몸으로 분향소에 다녀 오시고, 제가 부끄럽습니다.
  3. 고생하셨습니다.
    저도 꼭 가고 싶었으나...
    • 사정 때문에 못 오시고 마음으로 더 슬프게 애도하신 분이 더 많이 계신다고 생각합니다.
    • 시간의강
    • 2009.05.29 23:57
    무어라 형언할수없었던 한주엿고

    금일 하루엿던것같습니다......사막에서 만난

    오아시스 같은 존재였는데.....그 오아시스가

    갑자기 사라졋으니......갑작스런 절망감과 아울러
    사라져 버린 오아시스를 ...

    이 메마른 사막 어디서 그와같은 오아시스를
    타는 목마름으로 찿아헤매야할지....안타깝고 막막합니다
    • 많은 국민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사랑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되어 더욱 안타깝습니다.
      생전에 그와 같은 사랑을 알게 해 드렸어야 했는데 말이죠.
    • 조은날
    • 2009.05.30 00:20
    살아계실때 방송에서도 좋은 이야기를좀 많이 해주지 하는 아쉬움도 많이 남네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암즈룸
    • 2009.05.30 01:48
    목소리 높여 노무현을 옹호하지 못했습니다.
    알면서도, 알면서도, 그냥 귀찮아서, 침묵했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다시는 당신 같은 대통령을 만날 수 없을 것입니다.
    안녕히 가십시요.
    • 싸움꾼
    • 2009.05.30 08:10
    많이 슬프셨겠습니다. 저도 많이 슬펐습니다.
    • 길 위에 그 수많은 사람들이 슬퍼하는 모습 모두 같은 얼굴이었습니다.
      지금도 흐느끼는 어린 학생의 목소리를 생각하면 아직도 목이 메입니다.
    • 나루터~
    • 2009.05.30 12:02
    지방이라 서울가기보다 이곳 분향소에 나름 가장 필요한 생수몇박스 지원한것으로 대신했답니다
    열열한 지지자는 아니지만 그분이 이루려했던 그것은 저의 생각과 어느면에서 동일한것이고
    진정한 바닥에서 주인을 위한 희생을 가져보려했던 분이지요
    하지만 어느 정권이나 주체는 조용히 살려해도 가신들이 문제를 만들고 자기들 뱃속에 퍼담기를 원하다보니
    문제가 발생하나 봅니다
    정말 소박하고 소탈한것이 조용히 다시한번 가슴속에 여운이 남습니다
    부디 좋은곳에서 이승에 모든것 훌훌 털어버리시고 영면하시길 기원합니다
    난 바보가 보고싶습니다
    • 그녀석
    • 2009.05.30 17:16
    새벽에 경찰이 시민 분향소 때려부셨습니다.
    ㅋㅋㅋㅋ 뭐 이런 정권이죠. 핫핫핫
      • karnaiz
      • 2009.05.30 21:00
      페이지내리다보니...



      그녀석 | 2009/05/30 17:16 | PERMALINK | EDIT/DEL | REPLY

      새벽에 경찰이 시민 분향소 때려부셨습니다.
      -----------------------------------------------------------------------------------
      이렇게 끊겨서 깜짝놀랐어요...ㄱ-
    • 대학원생
    • 2009.06.02 10:32
    같은 시간, 같은 곳에 계셨군요.
    저는 생전 울지 않는 사람인데, 그날은 이상하게 눈물이 그리 나더랍니다.
    • 답답
    • 2009.06.02 17:03
    국민이 못나니 정말 이런 비극적인 일들이 일어나네요

    아~~~답답하고 슬프고 분합니다
    • kkjerry
    • 2009.06.16 17:49
    어떤 인간들은 추모객이 500만이었으니 국민의 1/10 밖에 되지 않는거 아니냐는 단세포들도 있더군요...

    그네들이 뭐라 하든 저분을 그리워하는 우리네 마음이 달라지겠습니까만

    그런 자들이 숨쉬고 쥐흔드는 이땅에 살아가야 하는

    우리 아이들이 가엾을 뿐입니다...

    그 전에 바꿀 수 있을까요... 우리 손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