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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 취객을 막을 방법이 없을까?

· 댓글개 · 바다야크

전철을 타고 한참 가야 할 일이 생겼습니다. 이럴 때는 책 읽는 것이 최고죠. 최근에 짬이 나면 읽는 책이 있어서 책을 꺼내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 인지는 모르지만 어떤 남자가 혼자서 떠들고 있더군요. 처음에는 나이가 드신 어르신께서 횡설수설하나 싶었습니다. 교회에 안 가면 지옥에 간다드니 소금을 먹지 말라느니 이명박 대통령께서 열심히 해 보겠다는데 밀어 주지는 못할 망정 젊은 것들이 생각이 없다느니, 또 이외에 무슨 말씀인지 알아듣기 어렵고 대신에 목소리만 시끄러운 그런 소리인가 싶어서 그냥 신경 끄고 책 읽기에 집중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나이든 어른이 아니라 50대에서 아무리 많이 봐도 60대로 보기에는 어려운 남자였는데, 아마도 술에 취한듯합니다. 4시가 가까운 시간이니까 어디서 낮술을 했나 봅니다. 그 남자는 목소리를 점점 높이는데, 도대체 뭔 소리인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자기가 청와대 근처 부대를 나왔는데 투표할 때 부대장이 일일이 간섭했는데, 자기가 뭐 어떻게 했다나 뭐라나. 선거마다 북풍을 이용하는데 천안함을 자기가 모두 꿰뚫고 있는데 누가 누구를 속였다나 뭐라나, 도대체 뭔 소리인지 알 수가 없는 것이 완전 개소리였습니다.

짜증이 났지만 다시 책에 집중하려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그 남자의 목소리와 책의 글씨가 섞여서 도대체 책을 읽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계속 책을 쳐다 보고 있었습니다. 그 남자를 봤다가 어떤 말썽에 휩쓸리고 싶지 않아서 였습니다만, 이번에는 노무현이 일반 집에 태어난 놈이 대통령까지 해 먹으니 죽었다나 뭐라나 그러면서 운명이라는 것은 없다면서 운명이 어떻고 저떻고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모를 소리를 아예 연설하듯이 떠들더군요. 순간 열을 받았습니다. 제가 읽고 있는 책이 노무현 대통령의 자서전인 "운명이다" 였거든요.

순간 남자를 쳐다 보았습니다. 역시 저를 쳐다 보고 있더군요. 다시 책으로 고개를 돌렸습니다. 말썽을 만들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 남자의 목소리가 올라갈 수록 참기 어려웠습니다. 아우~ 나에게 개 값 치를 돈만 있었다면, 그럴 돈이 없다는 것을 상기하면서 참았습니다. 이번 역을 확인했습니다. 아직 두 정거장이나 남았네요. 제가 상대를 하지 않아서 인지, 아니면 책만 보고 있으니 내가 쫄고 있다고 생각했는지 더욱 열변을 토합니다.

내리면서 그 남자의 얼굴을 다시 보았습니다. 그리고 속으로 다짐했습니다. 저렇게 늙지 말아야지.

전철역에 나와서도, 글을 쓰는 지금도 불쾌함이 여전합니다. 전철은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교통입니다. 한 번 타게 되면 승객들은 이런 취객이나 불량한 사람들로부터 보호 받기가 어렵습니다. 대부분 저처럼 말썽에 휘말리기 싫어서 참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물론 도를 넘어 너무 심하다 싶으면 의협심을 발휘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문제의 해결은 같은 열차에 타고 있는 시민이 감당해야 합니다. 시민이 처리해야 합니다. 의협심을 발휘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고 참고 잘 견뎠다고 해도 불쾌한 일입니다.

상상입니다만, 최소한 멀쩡한 정신으로 전철을 탈 수 있도록 어떤 장치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방법은 잘 모르겠습니다. 어떤 방법이든 속으로 개 값 계산할 일을 미리 막아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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