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95에 대한 추억

2010.08.27 02:23 컴퓨터/마이크로소프트

제가 애독하는 칫솔님의 블로그에서 "1995년 8월 24일, 윈도 95가 출시된 날입니다" 글을 보았습니다. 오호~ 윈도95가 나온지 벌써 15년이 지났군요. 칫솔님의 글을 보고 옛날 생각이 나서 윈도95 CD를 찾아 보았습니다. CD를 찾게 되면 사진으로 담아 저의 추억(?)과 함께 글을 올리려 했던 것이죠. 그러나 분명히 있다고 생각했던 윈도95 CD는 없고, 윈도98se 설치 CD만 두 장 나오네요.

더 찾기에는 일이 커질 것 같아서 98 CD로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사실 윈도95도 좋았지만, 제일 많이 사용하고 아끼었던 버전은 역시 윈도98se 버전이었습니다. 98se 다음으로 윈도ME가 나왔지만, 한 번 사용해 보고는 느낌부터 좋지 않아서 다시 처다보지 않았습니다.

이후에 윈도2000이 나와서야 윈도98에서 벗어났습니다. 윈도2000을 사용하면서 그 안정성에 매우 놀랐습니다. 오죽하면 윈도2k는 Microsoft사에서 만들지 않았고 외주를 주었다고 친구들과 농담을 나누었겠습니까.

TCP/IP를 내장한 95

지금은 XP에서 윈도7으로 바꾸었지만, 윈도95에 대한 고마움은 지금도 생생히 기억합니다. 윈도95가 나오기 바로 전에 새로운 프로젝트를 맡았는데, 매우 생소했던 Database Server를 이용하여 Server/Client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Database 때문에 고생할 줄 알았는데, 네트워크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당시에 사용했던 윈도3.1에는 TCP/IP프로토콜이 없었습니다 대신에 라이브러리를 구매해서 사용해야 했는데, 제가 사용했던 것은 Fast Net 이라는 제품이었습니다. 지금도 그 이름을 기억할 정도로 이가 갈리고 뼈가 저려오는 악성 라이브러리였습니다. 좀 된다 싶으면 먹통이 되어 버리는데, 시도 때도 없어서 회사에서, 현장에서 얼마나 고생했던지요. 해결할 방법도 없어서 답답하기만 했는데, 고객센터로 전화해도 버전 번호만 확인할 뿐 답변다운 대답이 없었습니다. 오죽하면 포이동에 있던 본사까지 찾아 가서 최신 버전을 받았지만, 역시 해결하지 못하고 고생만 더 했습니다.

그러다가 윈도95를 사용하게 되었는데, 어랍쇼? TCP/IP 프로토콜이 내장 되어 있네요. 사용해 보니 쾌적할 뿐만 아니라 무엇 보다도 먹통이 안 되네요. 아우~ 이렇게 통쾌할 수가. 그 망할 패스트넷 어쩌고를 사용할 필요가 없어 얼마나 좋았던지요. 그날 술 많이 먹었던 것으로 기억 됩니다. 방법 없고 막막했는데, 한 번에 해결되니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네트워크의 즐거움을 준 윈도 95

이후로 네트워크가 얼마나 편한 것인지 윈도95 덕분에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흔한 것이 허브입니다만, 제가 다니던 회사는 영세해서 허브 없이, 유선 TV의 유선 케이블과 같은 BNC케이블을 모든 컴퓨터를 주렁주렁 연결해서 로컬 네트워크를 구성했습니다. 책을 보고 네트워크 드라이브를 알게 되었지만, 실제로 다른 컴퓨터의 디렉터리를 내 컴퓨터로 공유했을 때에는 만세라도 부르고 싶었습니다. 파일이 크다 싶으면 Zip 100 이라는 디스크를 사용해야 했는데, 더 이상 그럴 필요가 없어진 것이죠.

그러나 무엇보다도 프린터를 공유해서 모든 사람이 자유롭게 자기의 컴퓨터로 멀리 떨어진 프린터로 인쇄할 수 있었을 때,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일었습니다. 그렇게 윈도95는 매우 신선하고 매력이 철철 넘치는 새로운 OS였습니다. 네트워크의 신비함과 편리함에 눈을 뜨게 해준 고마운 OS였습니다. 그러나 유닉스를 사용하셨던 분은 저의 이런 모습을 보고 한심하다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정말 좋았습니다.

이제는 스마트폰에서

최근에는 데스크톱 OS에서 신비로운 어떤 매력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물론 컴퓨터를 사용하는데 있어 편리한 것은 역시 데스크톱 OS입니다. 그러나 그에 비해 매우 열악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이지만, 흥미가 끌립니다. 이런 매력은 항상 가지고 다닐 수 있다는 컴퓨터라는 점 때문이겠습니다만, 어쩌면 스마트폰 자체 보다는 언제 어디서나 온라인에 참여할 수 있고 네트워크와 연결해 주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일 윈도95에 네트워크 기능이 없었다면? 그리고 엉터리 네트워크 프로그램을 억지로 사용해야 했다면? 상상만 해도 끔찍합니다. 소비자의 눈 높이를 높여준 윈도95의 역할은 확실히 대단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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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쉬운 점이 있다면, 한국 시장에서 윈도우 이외의 제품들을 발을 붙이지 못했다는 거지요.
    스마트폰은 아이폰이 초강세를 비칠 무렵 안드로이드폰이라는 걸출한 경쟁자가 생겨서 정말 다행이에요.
      • dmasi
      • 2010.08.27 05:07
      당시 다른 os라고 해도 -ㅁ-; 생각나는게 맥킨토시, OS/2 Warp, Linux, Unix(류들), 이후 BeOS 정도군요 -_-; 리눅스랑 유닉스는 정말 마니썼습니다. 그리고 놀랬었죠. 처음 리눅스를 쓰면서 텔넷의 로그를 보며 생각했습니다. '아 외국애들은 돈이 썩어넘치는구나. 하루종일 랜덤 암호로 루트 접근시도를 하니' 그때만 해도 꼴랑 56k 에 갑부만이 쓴다는 ISDN이 있었고 내년에 x2 나온다 라면서 2개 업체가 각자의 방식으로(지금와선 그 두 업체 이름이 생각이 나질않네요) 모뎀을 만들던 시절이라 ㅡ.,ㅡ...
      머 암튼 요는... 그시절 컴 쓰던 사람 입장에선 딱히 타 os랄것도 없었지만 있는것들도 발을 못붙인건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 dos시장은 모르는 사람이야 ms-dos 썼고 아는사람은 pc-dos 쓸 정도로 지식이 나쁘던 시절은 아니죠. 다만 '값차이 때문에' 썼습니다. 사실 맥킨토시가 한국에서 개망 하셨을때 다들 '저 좋은 제품이' 라고 말은 해도 '저거 비싸서 망했다' 라고 말하는 사람은 잘없었죠. 비싸서 망한 맥이니까요. 95 나오던 시절 486 한대 값이 80정도면 살 정도(모니터포함)였고 586도 100내외면 샀었지만 맥킨토시는 일단 200질러야됐죠 -_-... 물론 사람들은 말합니다. '맥에 기본 제공된 것들만으로도 그 돈값은 한다. ibm 호환에서 그거 다 사려고 해바라 박으로 돈깨진다.' 그리고 현실은 말없이 보여줍니다. '우린 가난하니 불복한다' 라구요. 진짜 현실적이죠. 애시당초 애플은 PPC(파워피시란건 아실거고)라는 독자노선을 추구했고 MS 와 IBM 이 드리대셨던 IBM 호환+x86 계열은 여러 업체가 여러 제품을 내놓는 시장이었습니다. 못사는 나라 대한민국에서 200짜리 맥킨토시살래 80짜리 486살래 하면 결과뻔한겁니다.
      IBM 은 사실 전문가들의 견해가 엇갈립니다. 하지만 공통되는건 값이 싸진 않았다 라는 것이죠. 그리고 그 이면엔 항상 IBM 과 함께 하거나 얻어타고 가던 MS 의 양x치 스런 스타일이 돋보입니다. NT계열은 OS/2 Warp 의 알짜만을 모아서 독자노선 탄 녀석이고 Dos 도 사실 -_- IBM 이 거진 다 닦아놓은 길에 롤러카로 콘크리트만 굳힌게 MS져. 싼값까지 더해서요.
      MS 의 독점은 대한민국 뿐만이 아닙니다. 대부분 나라들이 그렇죠. 그 와중에 DX 라는 반전(이라지만 이또한 OpenGL을 거저먹는) 으로 게임 시장에서 독보적인 OS로서 성장해버리죠. 그 덕에 이제 대다수 홈pc는 MS OS 가 아니면 안되게 됐습니다. 뭐 우리나라가 군사쿠테타가 한번 더 일어난 다음에 수좌가 '모든 게임 업체는 리눅스와 맥 OS 에 자사 게임을 인식하지 않으면 영업정지와 모든 저작권을 박탈하겠다' 라고 하지 않는한 절대 이 시장은 변하지 않을겁니다.

      뭐 이야기 하다가 삼천포로 빠졌지만 요점은 그거죠. 존재했으나 생존하지 못했다. 그들이 살기엔 이 나라가 너무 가난했다.
    • ㅎㅎㅎ 정겨운 용어들이 많이 등장해서 긴 댓글을 정독했습니다. 그렇죠. 뭐든지 돈이 문제인거죠. 그런 환경속에서도 지금의 컴퓨터 시장을 구축한걸 보면.. 한국사람들 진짜 독하기는 독해요.
    • dmasi
    • 2010.08.27 04:46
    전 winsock32... 재미없던 시절임 ㅡ.,ㅡ... vga와 svga lib 구해다가 게임만들며 띵가 거리던 시절인데 난대없이 95님이 강림하시고 얼마후 dx라는 초유의 녀석이 나와서 모든 지식은 휴지통에 띠링... 그때 좌절해서 '나같은 넘은 이런 비정한 천재들이 늘 새 기술만 만드는 세상에서 못살거야'라며 한 5년 용팔이 하며 방황했던 시절이 생각나네여. 그때 정말 윈 95와 이후 나온 98을 욕했던게 -_-... 랜 드라이버를 잡고 재부팅할래여 라고 물어서 예라고 누르면 얘가 먹통이 되는거임... 이 원인을 끝까지 못찾아서 결국 아니요 누르고 1분정도 놔뒀다가 재부팅 직접 눌러서 적용시켰던 짜증나는 기억도 나네요 -_-;;;;;

    그나저나 bnc라니 -_-; 분기마다 설치해야 되는 장비가 아령하나 무게 나오는 그 녀석 말하시는건... 그 장비가 너무 비싸서 학교에 컴 5대만 설치했던게 생각나네요 -_-; 웃긴건 그 다음해에 라우터, 24포트허브x3, ip 10개가 지급됐단...(이래서 정부는 예산낭비가 심한가봅니다)


    근데 오타가 있으신;
    망항 > 망할, 망막 > 막막
    인거겠죠...
      • 팽달팽달
      • 2010.08.27 04:58
      특히 이쪽 업계가 그런가봐요.
      군대 있을때 후임이 프로그램을 공부하던 녀석이었는데 저도 이쪽에 관심있어서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문득 들던 생각이 A프로그램을 사용해서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되어도, 어느날 갑자기 B라는 놀라뒤집어질 프로그램이 나오면 A프로그램에 대한 지식은 휴지통에 띠링... 그럼 그 분야를 새로 공부해야 하고 박탈감이 심하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세상 눈 돌아가게 팽팽 움직인다 하지만 이쪽 업계는 특히 더 그런거 같습니다.
    • 말씀 감사합니다. 수정했습니다. ^^
    • 팽달팽달
    • 2010.08.27 05:13
    안그래도 어제 이곳에서 OS변천사에 관한 게시물을 봤었는데, 윈95가 언급되니 반갑네요.
    저는 게임을 위해서(-_-) 윈95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정말 감회가 새롭네요. -배웠다고 해서 특별한건 아니고 게임잡지 보면서 실행 해보고, 제가 궁금해 했던걸 Q&A란 보면서 해결하고 그런..-
    가끔 뜨는 블루스크린은 반갑기까지 했습니다. ㅎㅎ
    그러고보니 제가 jw브라우저를 사용하기 시작한 이유도 그것때문이었네요. 윈도우98에서 지겹게 보는 블루스크린 때문에 리소스 관리를 하다하다 지쳐서 알게 된 멀티탭브라우저...ㅎㅎ 아, 가끔 궁금해지는건데요, jw브라우저를 몇년도에 내놓으셨나요? 제가 처음 사용했을 때가 2002년 경이었던거 같은데..^^;
  2. 아하 벌써 그렇게 되었군요.. 저도 한번 95CD가 있는지 찾아봐야 겠습니다.
    근데 생각해 보니 집에 DOS 6.x 랑 windows 3.1 버전 메뉴얼도 있군요;;
    (그때 플로피디스켓 5.25인치로 15장정도 됬었는뎅;;)
    • 오우~ 대단하세요. DOS와 3.1 메뉴얼을 가지고 계시는 군요.
      지금 구하려면 찾기 힘든 매우 귀한 자료이네요. ^^
    • ㅎㅎ 삼보에서 OEM으로 있던 거군요 .. http://twipl.net/AmFy
  3. 95번 포맷해야 한다는 그 운영체제~ㅋㅋㅋㅋㅋ
    삼국지 게임을 하기 위해 도스모드의 Config을 구성해서 사용했던 운영체제..
    하지만, 기존의 도스와 윈도우 3.1을 누를만한 대단한 혁신이었죠~!!
    기억이 새록새록..ㅎㅎ OSR2 버전으로 올라가면서 그나마 안정적이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때는 익스보다는 넷스케이프가 Winsock과 궁합이 맞아서 천리안의 PPP설정을 통해
    28.8K 모뎀으로 인터넷을 했던 기억이 나네요~ㅎ
    Gopher와 Arche 서버, 공개 FTP를 들락날락 거리며 자료를 찾았었던..ㅋㅋ
  4. 집에 어딘가에 win95 cd와 한글 97cd 그리고 몇가지가 있었던가 같아요 ㅋ
    저야 그렇게 헤비하게 프로그래밍을 해오지 않아서 잘은 모르겠지만
    지긋지긋한 autoexec.bat와 config.sys에서 벗어날수 있다는게 좋은것 같아요


    아무튼 winME는 미치지 않으면 쓰지 않는다는 저주의 버전이었죠? ㅋ
    • 호세아
    • 2010.09.01 23:08
    윈95 설치시 나타나던 위엄있는 블루색상의 화면...
    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5. 윈도 95를 볼때마다 학교 컴퓨터실에
    잔뜩 감염되어 있던 CIH 바이러스가 생각이 나네요;;
    • 원도95
    • 2010.12.16 07:08
    컴퓨터 사양이 낮아서 8년전에만해도 요걸 썻죠. 그땐 컴퓨터가 하두 좋지않아 소음이 심하고 가슴이 저렸습니다.
  6. 윈95가 유행할때면 제가 초등학교때네요ㅎㅎ 그때했던 고전게임이 생각나서 해보려고하니 호환성문제로 역시 안되네여ㅎㅎ vm웨어에 설치해서 하려고 윈95를 검색햇는데 마침 이 블로그가 보여서 한번 들어와봤네요ㅎ 윈도95당시에 "네트워크에 강하다"는 문구를 본적이 있는데 이걸두고 한말이군요ㅎㅎ
  7. 윈95가 유행할때면 제가 초등학교때네요ㅎㅎ 그때했던 고전게임이 생각나서 해보려고하니 호환성문제로 역시 안되네여ㅎㅎ vm웨어에 설치해서 하려고 윈95를 검색햇는데 마침 이 블로그가 보여서 한번 들어와봤네요ㅎ 윈도95당시에 "네트워크에 강하다"는 문구를 본적이 있는데 이걸두고 한말이군요ㅎㅎ
    • jwmx
    • 2015.08.29 06:18
    ㅋㅋ
    • 컴퓨터 사양이 낮아서 15년전에만해도 요걸 썻죠. 그땐 컴퓨터가 하두 좋지않아 소음이 심하고 가슴이 저렸습니다.
  8. 윈95가 유행할때면 제가 복지관때네요ㅎㅎ 그때했던 고전게임이 생각나서 해보려고하니 호환성문제로 역시 안되네여ㅎㅎ vm웨어에서치에서 하려고 윈95를 검색헷는데 마침 이 블로그가 보여서 넷번 들어와봤네요ㅎ 윈도95당시에 "네트워크에 강하다"는 문구를 본적이 있는데 이걸두고 한말이구요ㅎㅎ
    • 저도 윈95가 생각이 나서 버추얼박스에 설치한 적이 있는데
      에러가 많이나서 몇 번 사용해 보고는 지워버렸습니다.
      참 고마운 OS인데, 벌써 오래 전의 일이 되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