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특한 아들의 시

2011. 11. 19. 00:59 이런저런/수다 떨기

중학생 아들이 시를 지었는데 학교에서 우수상을 받았다네요. 요즘 책을 멀리하는 것 같아서 걱정했는데 작문 실력이 있다는 것 갈아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진심으로 성적 잘 받아 왔다는 소식보다 반갑습니다.

우수상을 받을 정도로 썩 잘 지은 시는 아니지만, 내용이 기특하네요.

부드러움

30328 장재현

내가 다섯 살 적에...

회사 가셨다가 돌아 오시던 아버지
내가 반겨 주면 나를 한 번에 안아 까끌거리는 수염으로
내 얼굴을 비비셨다.    (--->액자에서는 실수로 빠진 부분)
그 까끌거림 보다 부드러운 건 그 순간만큼은 없다.

집안일을 마치고 잠시 쉬시던 어머니
내가 곁에 있으면 이 세상 모든 어머니가 가지신 거친 손으로
내 볼을 어루어 만지셨다.
그 거친 손보다 부드러운 건 그 순간만큼은 없다.

할머니 댁으로 가면
머리카락을 쓸어 넘겨주시던 할머니, 할아버지
지금까지 살아오시던 세월이 녹아 있는 힘줄 어린 손
그 손보다 부드러운 건 그 순간만큼은 없다.

내가 다섯 살적에 느낀 부드러움은
지금까지 내 몸에 서려 있다.

그 부드러움은 지금까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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