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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케이크. 아이들이 커갈수록 작아지는 달콤한 케이크

· 댓글개 · 바다야크

크리스마스 케이크. 아이들이 커갈수록 작아지는 달콤한 케이크

케이크

▲ 크리스마스 케이크입니다. 형제처럼 친한 후배가 사주었는데 저에게는 첫 번째 크리스마스 케이크입니다. 참 예쁘네요. 하트 위에 작은 하트를 올려 놓고 그 위에 조그만 집을 지었네요. 겸손한 눈사람은 계단 아래에서 손님을 맞이합니다.

케이크

▲ 크리스마스 이브이지만, 오늘 하루도 어깨가 노곤한 날이었습니다. 그러나 후배의 정감 어린 선물로 풍성한 시간입니다. 아직 퇴근하지 않은 아내를 기다리며 다시 케이크 박스에 넣었습니다.

첫 번째 케이크에 대한 추억

케이크하면 지우지지 않은 어린 추억이 지금도 기억이 납니다. 초등학교가 아닌 국민학교를 다녔다고 한다면 나이를 어림잡을 수 있을까요? 아마도 국민학교 2학년 때 쯤으로 생각되는데 아버지, 어머니 두 분과 4형제가 단칸방에서 살았습니다.

장사하시던 아버지께서는 까끔 거나하게 취하셔서 오셨는데, 그날은 아마도 가족 중에 누군가가 생일이었는지 처음으로 케이크를 사오셨습니다. 당시에는 귀한 음식이라 가운데에 두고 가족 모두 동그랗게 둘러앉아 신기하게 바라보았는데 기억이 전혀 나지 않지만, 촛불은 켜도 노래는 안 불렀던 것 같아요.

그러나 하얀색 2단 짜리 커다란 케이크는 기억납니다. 어머니께서 부엌에서 커다랗고 시커먼 부엌칼로 잘라 주셨는데 생각 같아서는 저 혼자 다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동생이 먹는 것도 아까웠습니다.

그러나 먹성 좋은 4형제였지만, 반(半)도 채 못 먹었어요. TV로 보았을 때는 그렇게 먹고 싶었는데 실제로 먹어 보니 생김새와는 달리 구름 같은 맛이 아니라 느끼해서 바로 질려 버렸습니다. 어머니께서 하신 말씀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고기도 먹어본 놈이 먹는다고..."

냉장고가 없어서 바로 옆에 딸린 부엌에 며칠 있다가 사라졌는데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던 것을 보면 어린 마음에도 어지간히 마음에 들지 않았나 봅니다.

케이크

▲ 그 애가 커서 한 가정의 아빠가 되고 아이 생일 케이크를 사서 퇴근합니다. 예쁜 케이크를 보고 아이들이 좋아할수록 흐뭇합니다. 방에 불은 꺼지고 아이들은 곧 촛불에만 집중합니다. 생일 축하 노래 부르고 불을 크면 또 켜달라고 해서 다시 켜고 노래 부르고 불을 끄고 다시 촛불을 켜기를 반복합니다. 보이지 않는 행복을 망원경의 렌즈처럼 케이크를 통해 보는 듯 합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아이들이 커갈수록 케이크가 작아지네요. 아이의 키가 저보다 더 커졌지만, 케이크를 고를 때면 작은 것을 선택합니다. 작은 것을 골라도 며칠 냉장고에 자리를 차지할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먹을 것이 풍성해 지기도 했지만, 식사 후에 같이 있는 시간이  아이가 어렸을 때보다 적어져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아내가 퇴근하고 돌아 오면 온 가족이 모여서 케이크를 자르고 나누어 먹으면서 좋은 날을 즐겁게 보내려 합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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