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운상가가 역사 속으로

2007. 5. 29. 21:43 이런저런/오늘의 이슈
고등학교 2학년 때, 공고 다니던 친구 따라 처음 세운상가를 왔을 때에는 왠지 모를 불량한 기운 때문에 괜히 음츠러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길거리나 가게에 널려 있는 신기한 물건 때문에 정신없이 구경하다가 눈에 띈 것이 Apple II+ 였습니다.

이 Apple II+가 제 인생에 이렇게 지대한 영향을 미칠지는 그때는 몰랐었습니다. 이후로 시간이 날 때마다 세운상가로 달려갔습니다. ^^ 그때는 가게마다 Apple II+ 컴퓨터를 가게 밖으로 내놓고 지나가는 사람은 모두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오래된 건물에 어두침침한 실내였지만 주말에는 말 그대로 인산인해로 매우 활발하고 북적거렸습니다. 몇 시간을 기다려 용케 컴퓨터 앞에 서면 자리를 빼앗기지 않으려고 화장실 가는 것도 참아야 했지만 제가 하고 싶었던 일이라 마냥 즐거웠습니다.

이런 추억이 있는 세운상가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녹지가 조성된다는 군요. 세계일보에 "세운상가 일대 43만㎡ 녹지대 만든다" 기사에서 세운상가와 대림상가 등 종로, 을지로, 퇴계로 일대 43만8560㎡의 노후 건축물을 철거해 남북으로 이어지는 폭 70∼90m, 길이 1㎞의 대규모 녹지대를 조성한다고 합니다.

 이제는 세운상가 자주 가지도 않고 들른지도 꽤 되었지만 없어진다고 하니 왠지 씁쓸합니다. 또한 그 많은 업체는 어떻게 어디로 이주할 것인지도 궁굼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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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oy!...
    • 2007.05.30 00:36
    저도 어릴적에 종종가봤던 기억이 있네요. 지금은 설에 안살지만...그래도 부러운건 도심안에 녹지 공원 조성이라는것
    그건 부럽습니다. ^^
    • ctrl144
    • 2007.05.30 02:26
    그럼 거기 있던 회사들이나 가게들은 다 어캐되는거죠
    • 캐슬워터
    • 2007.05.30 07:21
    예전에 부모님이 오락실을 하셨는데 그 때 기판가지고 갔던 기억이 나네요..(당시 유치원;)
    좁은 길에 양쪽으로 빽빽하게 있던 방(?)이며.. 쌓여 있던 알 수 없는 기판들...
    당시엔 이런곳도 있구나 했었는데..
  1. 대략 15년전.. 고딩때 무슨 부품사러 갔다가 2층 으슥한 곳으로 잘못 들어간 적 있는데요, "너 뭐 줄까? XXX 테이프? OOO 테이프?" 물어보길래 "그런거 아닌데요.." 했더니 "개XX 꺼져 C8" 욕하길래 놀래서 후다닥 도망나왔던 기억.. 그 뒤로 세운상가를 한번도 안 갔었죠. 전 별로 아쉽지 않습니다! ㅎㅎ;
    • 하하....저도 그런 분들하고 눈을 안 마주치려고 큰 길로만 다녔죠.
      어두운 면도 있습니다만 Apple II+ 만질 수 있는 유일한 곳이라
      열심히 다녔습니다. ^^
    • aperire
    • 2007.05.30 08:54
    지금 직장이 삼풍상가라;; 저 철거대상(3차)에 포함되어 있죠 (바로 옆 사무실이 롯데닷컴;;;)
    그나저나 리모델링 다 해 놨는데 철거라니.. ㅋ (삼풍이랑 풍전은 리모델링 했답니다.. 풍전은 아직공사중인데;;)

    이번에 법이 바껴서,, 세입자도 보상금이 나온다네요;;
    그리고 대략 보니 세운상가등등 뿐만 아니라 그 옆에 있는 짜잘한 건물들도 철거대상인듯 싶습니다..
    (거긴 건물 들어설듯;;)

    근데 세계일보 사진에 보니 대한극장도 밀어버린 조감도가.. @.@
    과연 잘 할수 있을련지;; ㅋ

    그래도 우리나라 최초의 주상복합건물인데;;
    보존하는게 더 낳지 않을까요? (물론 리모델링)
      • 창천
      • 2007.05.31 17:36
      얼마전부터 롯데닷컴에 근무합니다.
      근데 삼풍빌딩도 철거대상인가요?
      집 가까워 좋은데. 쩝.
    • bluemars
    • 2007.05.30 09:06
    저도 제일 처음 접한게 애플투뿔따구... 전 트라이젬을 썼었죠. 그린모니터에. 하드도 없던놈이 왜그리 시동소리가 시끄러웠는지.(디스크 드라이버 소리였죠 낄릭 들러러러러럭). 그리고 무지막지한 프린터 소리. 끼이이익찌익. 근데 세운상가가 없지는것은 조금 씁쓸한 마음이.... 얼마전까지 자주 갔었는데...
    • 초창기 디스크드라이버 소음 대단했죠.
      그래도 마냥 대견한 것이,
      카세트 테이프로 고생을 많이 했거든요.

      혹, 기억나시나요?
      카세트 테이프로 프로그램을 읽어 들일 때면
      녹새 모니터에 파도같은 것이 좌우로 흘렀잖아요.
      그러다 멈추면 사뭇 긴장. 에러냐? 아니면 로딩 완료? ㅋㅋ
    • aperire
    • 2007.06.01 10:11
    창천// 그른데 국가가 생각하는것이랑 실제 일이랑은 시간차가 크더라구요;;
    세운상가 계신분 집단 반발이 있을듯 한데 ;; 1차는 제대로 할수 있을려나;;;
    • 좋은날
    • 2008.05.11 11:03
    역사는 흐르고 변화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