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 카페 거리에서 처음 먹은 본 스페인 요리
가족끼리 축하할 일이 있어서 오랜만에 외식하기로 했습니다. 보통 고기집 아니면 중국집에 갔는데 아들 녀석이 스페인 요리를 추천하네요. 스페인 요리? 왠지 너무 우리 음식과 다르지 않을까 싶어서 주저했지만, 한 번 경험해 보자 싶어서 인터넷으로 스페인 식당 맛집을 검색해 보았습니다.
▲ 차로 만만한 거리에 식당이 있었지만, 일요일이라서 영업하지 않네요. 그래서 다시 찾은 곳이 광교 카페거리에 있는 식당이었습니다.
▲ 거리가 매우 깔끔하군요. 카페 거리, 이름도 멋진데, 주위 풍경과 너무 어울리지 않는 몇몇 식당의 간판이 눈에 거슬렸습니다. 좀 어떻게 너무 튀려고 하지 말고 주변 느낌을 살려서 못 만드나 오지랖을 떨면서 인터넷이 알려준 스페인 전문 식당에 들어갔습니다. 여기는 멋진 건물만큼이나 간판이 잘 어울리네요. 내부 인테리어는 깔끔했는데, 이국적인 느낌이 적은 것이 아쉬....잘 알지도 못하면서 엉뚱한 곳에 시선을 빼앗겼네요.
▲ 스페인 요리는 처음이라서 모두 생소할 줄 알았는데, 어떤 요리는 어디선가 본 것 같기도 했습니다. 4인 가족에 맞추어서 빠에야와 타파스 세트를 시켰는데, 부족할 것 같아서 몇 가지 추가하려고 했습니다. 이동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서 배가 많이 고팠거든요. 고기를 좋아해서 양갈비 스테이크를 고를까, 하몽 슬라이스 베요타를 시킬까 망설이다가 일단 세트 요리를 먹고 모자르면 시키기로 했습니다.
식사 끝난 후에 알았는데, 추가 요리를 시키지 않기를 잘 했네요. 세트만으로도 충분히 배부르게 먹었습니다. 음식 양보다는 배가 고파서 대화를 많이 나누지 못하고 너무 급하게 먹은 것이 매우 아쉬웠습니다. 우리보다 먼저 온 손님이 있었는데, 우리가 먼저 나왔으니. 이런 곳은 맛있는 요리를 먹는 것은 당연하고 좋은 분위기에서 즐거운 대화를 나누어야 본전을 뽑는 것인데...
하몽 셀러드
▲ 처음 나온 것은 하몽 셀러드입니다. 하몽?
▲ 생고기를 얇게 썰어 낸 것인줄 알았는데, 소금에 절여서 건조한 돼지 고기입니다. 일종의 햄으로 스페인의 대표적인 음식입니다. 하몽이 스페인어로 햄을 뜻하는군요. 소금에 절여서 맛이 짜지만, 싱싱한 샐러드와 잘 어울리네요. 하몽은 흰돼지로 만들었는지 흑돼지인지에 따라 등급이 다르고, 돼지에게 먹인 사료에 따라서도 등급 차이가 난다고 하네요. 결론은 짭짜름하니 맛이 좋습니다.
감바스 알 아히요
▲ 두 번째로 들어 온 것은 새우가 들어간 감바스 알 아히요. 스페인어로 감바스가 새우이군요. 아히요는 마늘. 그럼 알은 무슨 뜻인고? 괜한 궁굼증에 뜻을 찾아보니 알 아히요가 마늘 소스랍니다. 재료가 쉽게 찾을 수 있어서인지 집에서 직접 만들어서 드시는 분이 많은 듯 합니다.
▲ 오일에 새우와 마늘을 넣고 끓인 것이라고 하는데요, 마늘이 들어가서 인지 전혀 느끼하지 않고 새우 맛이 참 좋았습니다. 빵을 올리브유에 찍어서 먹으면 맛있다고 해서 따라 했는데 새우와 마늘 한 조각을 곁들이면 더욱 맛이 좋습니다. 다른 요리가 나오지 않았다면 빵을 엄청 먹었겠는데요. 우와~! 너무 맛있다 이런 느낌이 아니라 그럭저럭 괜찮은데 왠지 손이 계속 가는 그런 맛 입니다.
엠부띠도스
▲ 얇게 썰은 햄과 치즈가 나왔는데 재미있게도 꿀도 나왔네요. 먹는 방법은 치즈를 꿀에 살짝 찍어서 햄이 올려서 먹습니다.
▲ 치즈가 꿀하고 잘 어울리는 군요. 햄의 식감도 있어서 참 맛이 좋았습니다. 포크와 나이프만 있어서 치즈를 꿀에 찍다 보면 자꾸 부러져서 불편하지만, 왠지 안 맞을 것 같은 치즈가 햄의 짭짜름한 맛과 잘 어울립니다.
하몽 크로켓
▲ 하몽 크로켓입니다. 크로켓을 자주 먹지는 않지만, 맛은 알지요. 하몽 크로켓은 속 안에 하몽과 치즈가 들어 있는데요, 포크로 찍으면 치즈와 함께 쉽게 으깨질 정도로 부드러웠습니다. 4인 가족이 싸우지 않게 각 하나씩.
핀쵸
▲ 핀초는 스페인어로 가시 또는 못을 뜻하는 것처럼 빵 위에 각종 재료를 올려 놓고 나무 꼬챙이로 고정했네요. 핀초는 특히 스페인에서 간식이나 안주로 많이 먹는 다고 합니다. 스페인 분들은 어떤 술과 핀초를 안주 삼는지 모르지만, 딱 봐도 와인하고는 잘 어울려도 소주나 맥주는 아닌 것 같습니다.
이베리코 목살구이
▲ 다음은 이베리코 목살구이. 이베리코는 스페인 이베리아 반도에서 자란 토종 돼지인데요, 지역 이름을 딴 것처럼 바로 그곳에서만 자란 흑돼지만 이베리코라고 하네요. 이베리코는 처음 듣습니다만, 미식가에게는 매우 맛이 좋은 고기로 유명한가 봅니다. 미리 공부하고 갔으면 맛을 좀더 음미하고 먹었을 텐데, 아무 생각 없이 맛 좋구만 하면서 급히 먹었네요.
해산물 빠에야
▲ 지금까지 먹은 음식이 그렇게 기름지지는 않았지만, 이쯤에 뭔가 우리 입에 맞는 친숙한 맛이 그리웠는데, 딱 맞추어서 해산물 빠에야가 나왔습니다.
▲ 사진으로 봐서는 면인줄 알았는데 밥이었네요. 그래서 더욱 좋았는데요, 빵을 많이 먹었음에도 탄수화물이 땡겼습니다.
▲ 홍합의 살을 씹었을 때 구린내가 나는 것 같아서 좀 당황했습니다만, 원래 이런 맛인가 싶어는데, 밥과 해산물이 잘 어울리네요.
▲ 4식구가 달라 붙어서 먹으니 바닥까지 금방이네요. 아쉽다면 얇게 누릉지가 깔려서 벅벅 긁어 먹었으면 더 맛있겠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크림 브륄레
▲ 후식으로 나온 크림 브륄레. 크림 브륄레는 스페인이 아니라 프랑스 디저트이군요.
▲ 뭔가 딱딱한 것이 덮여 있는데, 스픈으로 탁 치니 깨지면서 그 밑으로 부드러운 크림이 올라 옵니다. 깨진 조각을 먹어 보니 설탕이네요. 크림 위에 설탕을 뿌리고 토치 같은 것으로 설탕을 녹여 만든 간식이라는데, 달고나를 생각하시면 이해가 쉬우실 듯 합니다. 많이 달지 않고 견과류도 있어서 후식으로 참 좋군요.
처음 스페인 음식을 먹었는데요, 우리나라 입맛에 맞추었겠지만, 모처럼 가족과 즐거운 식사였습니다. 다음에는 이동 시간을 잘 따져서 너무 배고픈 상태로 식당에 들어서지 않도록 해야겠네요. 그리고 처음 가보는 식당이라면, 특히 외국 요리가 나오는 식당이라면 어떤 메뉴가 있고 어떻게 먹어야 맛 있는지도 미리 확인하고 간다면 더욱더 즐거운 식사를 즐길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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